7월 5일
- 내 한숨으로 땅이 꺼져서 지구가 망했으면 좋겠어.
7월 18일
- 나이들수록 자신의 깊이를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깊이에의 강요적인 어른보다 주제파악 잘하는 심플한 어른이 더 성숙해 보인다. 비장한 어른애보다는 유쾌한 애어른한테 더 많이 배우게 되고.
- 독립적이고 고집스런 애어른은 활력이 되고 매력적이지만, 의존적이고 우유부단한 어른애는 찌질하다.
7월 23일
- 부재가 고요는 아니구나. 고요가 평안은 아니구나. 평안이 행복은 아니구나. 그렇다고 부재가 꼭 불행도 아니구나.
7월 24일
- 주제파악 잘하는 심플한 존경하는 어른이다. 말을 늘 쉽게 해주셔서 좋다. 진실해서 말이 엉키는 법도 머뭇거리는 법도 없다. 지혜가 있어, 지혜가. (힐링캠프 안샘 보면서)
7월 31일
- 어쩜 그렇게 겹치는 단어 하나 없이 사랑을 감상하고, 그것에 감응하는지 신기하고 부럽다. 있어, 그런 사람이. 잘 모르는.
8월 5일
-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쩜 저렇게 자기 일을 유쾌하게 이야기하고, 어느 세월에 그 슬럼프를 다 지나왔을까.
8월 8일
- 올림픽이 그나마 진짜 가난하고 노력한 대가를 온 세상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축하받는 장면을 4년 주기로 자주 보여주니깐 읏쌰!하는 마음도 들지만 결국 똑같이 노력하고 발악해도 안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역시 올림픽이라 금방 다운...
; 국가대표 쁘아ㅏㅏㅏㅏㅏ팅!!!!!!!!!!!!!!!
- 요즘 여기저기서 하루키라는 이름이 종종 보이니깐 나도 사고싶다, 나도. 읽는 건 뒷전이어도 사고싶다, 하루키.
8월 9일
- 별 탈 없는데도, 서정돋는 퇴글길. 예전에 우연히 라디오 듣다가 알게된 노래인데, 이래서 라디오는 우연히 들어야 제 맛. (반광옥의 너의 기억 듣다가)
- 그래도 아이팟 4할을 차지하는 건 나의 우상 노영심. 한글도 모를 때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보고 다음주 바로 피아노학원 다녔다. 애청도, 어른노래도, 피아노도, 가사에 대한 집착도 다 이 언니 덕분이거나 때문이거나.
-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것들. 선명하지 않지만 그게 진짜인 것들. 사라져도 흔적만큼은 남기는 예의있는 것들. 내가 애써 지키지 않아도 스스로 변하지 않는 것들. 우와, 기분좋아져라!
8월 20일
- 막 신혜성, 린, 알렉스, 성시경, 크리스티나, 이기찬, 김현성, 커피소년 등등 이런 사람들은 목소리를 내는 자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일 것 같을 정도로 소리가 좋다. 좋겠다.
8월 25일
- 남들의 평범한 일상 정도겠지만 난 쭈욱 고대한 이런 무난한 좋은 날이 오이와 풍파로 이어진 소울메이트의 카드와 다리 섹시한 사람이 준 청순한 팔찌에 감겨 아주 잘 흘러갔다. 굳굳.
9월 2일
- 나의 빈말에도 언제든 준비 태세인 사람들이 있어 푹 쉴 수 있겠다. 안심하고.
- 오늘은 무척이나 그렇고 그런 하루. 아무렇지 않은 행복들이나 우스꽝스러운 죽음이나 기다릴 필요도 없는 기다림 같은 것들이 있어서. 우린 그렇고 그러지 말자.
9월 3일
-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순간만큼은 의심받기 싫어.
9월 4일
- 아이폰이나 구글 크롬이나 광고 음악에 둥둥둥둥과 샤라라랑이 있다. 긴박함과 샤방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음악을 사용해서 광고를 만드니 진짜 혁신이든 희망이든 빨리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. 1분 안에.
- brave and fantastic.
9월 5일
- 마음에 관한 일은 그게 착한 것이든 나쁜 것이든 소통적이든 일방적이든 꼭 아날로그적이어야한다는 강박.
9월 9일
- 자신의, 뭐 혹은 한국 영화의 자취를 아리랑으로 저 큰 무대 곳곳 메우는 저 감독만이 가진 언어가 부럽다.
- 오늘 부러운 사람 참 많네
9월 18일
- 사랑이란 게 많이 받고, 주고가 전부가 아니었다. 현명하게 주고, 현명하게 받는 게 진짜 중요한 거였어. 아, 정말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.
9월 22일
- 나를 끝까지 돌보아주지 않을 것을 결국 사랑해버리는, 그런 마음을 주는 용기. 꼭 취하고 싶은 것을 꼭꼭 숨기는 것 역시 용기. 우리 존재 화이팅
- 걸리버여행기는 어째 번역본도 외계어 투성이라서 극복이 안 돼. 안 순수해서 그런가.
- 복잡한 사람이 단순한 사람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는 일보다, 단순한 사람이 복잡한 사람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는 일이 훨씬 어렵다. 복잡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만 보는 관찰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.
9월 23일
- 아주아주 후지고 클리셰 덩어리에 이 시점엔 그다지 매력없는 나쁜남자 주인공이 출연하는 드라마 정주행 완료. 뭐든 일이 되면 안되지만, 그래야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도 분명 있는 듯 -
9월 24일
- 지구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우주나 아주 깊은 바닷 속 같은 산소 한 모금도 안 남은 듯한 이미지를 좋아한다, 무척.
- 좋아했던 남자애들이 좋아했던 노래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. 대부분 내가 억지로 맞췄던 음악 취향 덕에 친해졌는데, 아마 걔들은 내가 좋아하는 척하는 걸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선심쓰듯 추천했던 그 음악을 들으면서 전혀 내 생각나지 않을텐데, 찌밤.
- 그 장르 중 7.6할이 힙합이다. 근데 아주 이상하게도 좋아하는 척하던 음악들은 결국 진짜로 좋아지게 되었다.
- 어제부터 라나 델 레이 듣는다는 시간줄 몇 개 봤는데, 오늘 새 음반 기사가 계속 순위권에 있다. 음음 좋아.
10월 6일
- 글씨를 잘 쓰는 것도 뭔가 소통에 대한 성의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. 억지인가 ..
10월 22일
- 내가 사랑하는 김연수작가는 잠시 머물다 사라진 것들로도 한 권의 책을 써내는데, 난 평생에 걸쳐도 한 페이지가 안 나와... 도저히 베낄 수도 없는 필력이자 그의 '일'들이다.
11월 12일
- 하고 싶은 말이 그게 아닐 때 하는 말. "있잖아"
- 특히 '문득'인 순간들은 미추어버리겠다.
11월 20일
- 5의 배수는 흥정에 있어서도 나이에 있어서도 인생에 있어서도 늘 특별(유용)한 것 같다. 고로 난 매우 특별한 스물다섯에 있고, 심지어 남은 시간은 한 달하고 열흘 정도.
11월 23일
- 진심이란 게, 뭐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게 추상적인 단어는 아니라는 걸 단디 배웠다.
12월 3일
- 이와이 슌지가 말했다. 사랑은 (쩜쩜쩜) 괜찮습니다!
- 직면하고 나니 정말 그렇다. 뛰어나지 못함을 자꾸 특별하고 특이하고 남다르다며 비겁하게 비껴가고 있었다는 걸 봤다. 이걸 보기가 어렵다기 보다는 무서웠고.
- 어려우면 주저앉고, 앉았으니 일어나면 그만인데 무서운 건 깨지지 않을 정도로 경직되거나 설 수도 없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라서 차마 못 봐줬나보다.
- 그래도 '나'는 우연이 아닐거예요.
- 다소 모자라고 못난 것들이 다름으로 포장될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해왔다. 뭐, 그중엔 진짜 특이한 뛰어남이라던가 뛰어난 특이함도 있었을 거다.
12월 24일
- 막연한 운명의 폭을 줄여나가 선을 만들어 내는 것. 그거시 인생
- 바야흐로 겨울, 시나브로 26세, 그대로 -
12월 25일
- 여전히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. 고등학교 때 사람들을 만났다. 그들보다 다소 안정적인 내 인생인데도, 하나도 자랑삼지 못했다. 대학에도 그런 선배와 후배가 있는데, 난 다 앉아서 받아먹기만 하던 것들을 여전히 발품 팔아 파고들고 있다.
- 철없는 나이의 패기보단 현실에 치이는 그늘진 열정들이 훨씬 생기있다. 영화에 대해서라면 언제든 장황해지는 그 글들에 자주 대리만족 중.
-1895
- 학도답게 본 영화라고는 크래쉬와 아름다운 청춘, 시민케인 뿐이구나.
12월 26일
- 여전히 따뜻한 말만 잔뜩 해주셔서 고맙다고 했더니, 실은 내게 고맙다고 하신다. 내 자리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 고맙다고 하신다. 난 이런 선생님의 제자이다.
12월 31일
- 과거와 현재, 작년과 올해, 어제와 오늘, 1분 전과 지금이 드라마틱은 고사하고 일말의 다름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12월 31일은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감정이 아주 극단적으로 교차하는 이상한 날이야.
- 특히, 12월 31일은 클로징과 동시에 1월 1일보다 오프니으이 느낌적인 느낌이 무척 강하고, 그럼에도 진즉 지나버린 과거같다.
- 올 해는 왠지 내가 이 시간들을 견뎌낸 게 아니라 시간들이 나를 견뎌낸 느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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