당신, 참 애썼다. 사느라, 살아내느라,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.
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.
_정희재, <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>
당신이 보여요, 란 말은 아프리카식 안부 인사랍니다.
나는 종잇조각처럼 몸을 접고 고해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.
(중략)
나는 좀 더 친밀한 아프리카 취향입니다.
손등에서 햇빛의 투명한 뼈가 자라납니다.
_이영주, <나의 인사>
détourné – toi de lui, reviens-moi
_그에게서 멀어져, 내게 돌아와
Les carottes sont cuites.
당근이 익어버렸다.
(끝났다 / 파산했다 / 모든 걸 잃었다 / 희망이 조금도 없다)
슬플 차례는 늘 돌아와요
_유희경(11.10.29 AM12:04)
처음이자 마지막인 그대는 늙지 않았다.
내 사랑과 삶을 비추기 위하여
그대는 간직하고 있다
아름다운 나신의 마음을
_폴 엘뤼아르, <생일을 축하하며>
과잉을 표현하는 거야, 말의 절제를 통해
_<500일의 썸머>
살아남기 위해
우리는 피를 흘리고
귀여워지려고 해
최대한 귀엽고
무능력해지려고 해
인도와 차도를 구분하지 않고
달려보려고 해
연통처럼 굴뚝처럼
늘어나는 감정을 위해
살아남기 위해
최대한 울어보려고 해
_이근화, <엔진>
누군가가 스스로의 괴상한 습성이라지만, 아주 공감하는 그것 –
내가 좋아하는 것에게 있어 내가 중요한 존재가 되지 않는다면,
아예 함께 있지 않는 것이 낫다.
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것들,
늘 거기 남아 있는 것들,
어쩌면 내가 죽고 난 뒤에도
여전히 지구에 남아 있을 그런 것들에
나는 위안을 얻었다.
_김연수, <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>
눈동자 속에 숲으로 가는 길이 있다. 너의
시선 속으로 들어가면 아무도 모르는 새벽이 있다.
서늘한 달이 자신을 감추고 있는 곳, 그곳에서
모든 신비는 시작되고 그리고 다만 하나의 숲
숲 속으로 들어가 너는 나올 줄을 모른다. 하늘은
푸르게 바뀌고 공기는 점점 투명해지는데 너는
너의 어두운 숲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는다. 다만
검은 머리칼처럼 나뭇잎, 숲 속을 가리고
내가 알지 못하는 그곳에서 너의 비밀은
나를 바라보고 불빛처럼 반짝이는 너의 눈동자
눈동자 속에 숲으로 가는 길이 있다. 너의
시선 속으로 아무도 모르는 새벽이 있다.
_유이치, <숲> in 김연수, <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>
질보다는 양이야. 모든 재능이 그렇듯이.
우선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사물을 표면을 관찰한다.
그 다음에는 기다린다. 자기 내부에서, 겹겹이 쌓인 기억의 지층 아래에서
무의식의 짙은 어둠을 뚫고, 마그마가 꿈틀대듯이 어떤 일들이 떠오를 때까지.
_김연수, <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>
So sick and tired of all the needless beating
But baby when they knock you down and out
it’s where you ought a stay
그래서 아프고 쓸데없는 두근거림에 지쳤어.
그런데 자기야, 그 사람들이 널 지치고 쓰러지게 한다면
여기가 네가 있어야 할 곳이야.
The death of a loved one is a hollowing experience.
After 33 years our son Sean and I still miss him.
_Yoko Ono Lennon
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필요한 두 요소, 사랑과 책.
단테는 19살에 베아트리체를 만나고 말했죠.
“여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도다”
오르한 파묵의 로드소설 <새로운 인생>에서 오스만이
자아를 찾아 버스 순례 여행을 떠난 계기는 한 권의
책이었습니다. _류신(@poetavates)
예술가는 ‘멘토’가 될 수 없을 것이다. 그들은 현명하지도 않고
성공적인 삶으로 이끌지도 못한다. 자기 삶의 공허와 세상의
참혹을 대변하고 그것을 번역하려는 사람들은 타인을 계몽하려 들지 않는다.
_이광호
쓰여져야 할 모든 이야기들은 이미 다 쓰여졌다.
하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은 다시 쓰여져야 한다.
_앙드레 지드
이렇게 살 수도 없고,
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
서른 살은 온다
_최승자, <삼십세>
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
한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.
_김애란, <달려라 아비>
그리고 반짝이는 것들이 그렇듯,
그것은 늘 금방 지나갔다.
_김애란, <네모난 자리들>
나는 꿈을 잡고 있었어.
그걸 놓치면 보통 사람이 되어버리는 끈이야.
이걸 놓으면 내 의미가 없어지니까
안간힘을 쓰며 끈을 잡고 있는 거야.
_<바이바이 베스파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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