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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중의 제로/record13

18살에서 스물여섯.

 

 

* 구월동 망고식스에서 망고코코넛과 함께

 

 

오랜만에 오랜친구와 오랜 대화를 했는데, 세상에 나보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없다.

이렇게 오랜 대화를 하기까지의 시간동안 난 18살 그대로고, 친구는 여러의미로 여러 사람을 '보았다'.

아마 친구는 내 얘기가 궁금할 턱이 없겠지.

 

정말 원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, 무얼 해야할 지 알기 때문에

취준생의 신분이 전혀 부끄럽다거나 힘들지 않다고 한다.

이 말이 무척 어마어마했다.

 

내 친구들 중 유일한 표면적 엘리트이긴 한데,

부모님과의 적당한 타협점과 자기만의 세계를 적절히 이미 다 분배해 놓았다.

 

그 중 제일 대단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친구를 향한 타인의 믿음의 크기는 거의 같다는 것.

그 믿음의 크기가 우리 나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.

 

생각이 많아진다고 말수를 줄였더니,

타인의 고민까지 내 것으로 흡수하게 되는 비슷한 사람보다는

내 고민에 더 집중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만나 방향을 찾으란다.

친구는 사주에 공부가 팔자라는데, 제 팔자가 그리 좋대.

나 거기 가봐야겠다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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